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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영화] 터미널(2004), 공항에서 9개월이나? 이게 실화라니!

by 수별이 2012. 7. 22.


동아일보 2004년 8월 10일 기사에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 라는 사람이 프랑스 샤를 드골 공항에서 16년 째 살고 있다는 이야기가 실렸습니다.


이란 출신인 그는 1970년 영국으로 유학을 떠났다가 1976년 고국으로 돌아갔지만 유학 시절 이란 왕정 반대시위에 가담한 전력으로 인해 추방을 당한다. 영국으로 돌아온 나세리씨는 정치적 망명을 요청했으나 거절당하고 추방되고 만다. 이후 독일 네덜란드 벨기에 등으로 옮겨 다니며 망명을 요청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했다.

그는 1988년 샤를 드골 공항에 자리를 잡았다. 프랑스 정부는 1999년 마침내 그에게 망명자 신분을 주기로 결정했지만, 관련 서류에 자신의 이름이 ‘메르한 카리미 나세리’라고 적혔다는 이유 때문에 망명 권유를 거절했다. 16년 동안 그를 돌봐온 공항 소속 의사 필리프 바르갱은 “불행한 과거사를 떠올리지 않으려고 본명을 회피하는 것”이라고 추측했다.

영화 ‘터미널’의 제작사인 드림웍스가 저작권 개념으로 30만달러(약 3억4500만원)를 그에게 지불했지만 그에게는 관심 밖이다. 여전히 햄버거를 사고, 신문을 사느라 매일 몇 유로씩만 지출한다.

파리=금동근특파원 gold@donga.com

당시 나리세씨의 나이가 59세 였으니 지금은 67세 일텐데 아직까지도 이 공항에서 살고 있는지 궁금하네요. 아무튼, 이 실화를 기본으로 만든 영화가 바로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 톰 행크스 주연의 '터미널'입니다.  



동유럽 작은 나라 ‘크로코지아’ 출신인 '빅터 나보스키'(톰 행크스)는 재즈광 이었던 아버지와의 약속을 지키기 위해 JFK공항에 도착합니다. 그러나 입국심사를 다 마치기도 전에 들려온 소식은 그의 국가가 내전 때문에 일시적으로 유령국가가 되어 비자가 효력이 없어졌다는 것.

다시 고국으로 돌아갈 수도, 미국에 있을 수도 없게 된 빅터는 결국 JFK 공항에 갇히는(?) 신세가 되고 맙니다. 영어라고는 목적지 주소밖에 몰랐던 빅터는 공항 안에서 살아남기 위해 67번 게이트에 자신의 보금자리를 꾸미고 적응하기 시작합니다.



틈틈이 영어공부도 하는 빅터 나보스키. 덕분에 다른 사람과 의사소통이 가능한 경지에 이릅니다. 역시 영어는 생존에 위협이 느껴질 때 공부해야 팍팍 느는 걸까요?ㅋㅋ
영어로 의사소통이 안되는 주인공 덕분에 다른 사람들이 또박또박 말하거나 반복해서 얘기해주는 부분이 있는데, 영화로 영어공부 하려는 분들에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몇번 봐도 지루하지 않은 영화이기 때문에 영어공부용으로 좋은 영화 추천! 



프랭크 딕슨(스탠리 투치)은 승진을 하기 위해 일을 할 뿐 인간애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볼 수 없는 전형적인 사람인데요, 이 사람 덕분(?)에 빅터의 인간애가 부각되어 공항 내에서 유명인사가 되는 일이 생기기도 합니다.  영화 '러블리 본즈'에서도 옆집 아이를 살해 후 유기하는 끔찍한 역할을 맡았었는데 사족이지만 이 분은 민머리가 훨씬 더 매력적이네요.ㅋㅋ




9개월 동안 공항에서 기다린 결과 드디어 크로코지아에서는 내전이 끝나고 그는 미국땅에 발을 들여놓을 수 있게 되는데, 나가는 문을 통과하는 데에 약간 우여곡절이 있긴 했지만 무사히 목적지에 도착합니다. 그리고 돌아가신 아버지가 그토록 원했던 색소폰 연주자의 서명을 받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영화는 끝이 납니다.


단 몇초밖에 걸리지 않는 서명을 받기 위해 공항에서 9개월을 기다리고, 긴긴 기다림 끝에 도착한 공연장에서 색소폰 연주자의 연습이 끝나기를 또 기다렸다가 결국 서명을 받은 빅터 나보스키.

전 국민이 가지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만큼 필수 아이템이 된 휴대폰 덕분에 약속을 잡기도 취소하기도 편리한 세상에 살고 있는 지금, 약속의 소중함을 다시 한번 생각해 보게 하는 영화가 아닐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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