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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본 영화

[영화] 헬프(The Help, 2011) , 겉모습이 다는 아니잖아!

by 수별이 2012. 3. 10.



1963년 미국 남부 미시시피주 잭슨마을에서 흑인 가정부 에이블린과 미니
그리고 작가지망생인 백인 스키터가 벌이는 유쾌한 반란을 다룬 영화 '헬프'.
흑인차별에 대한 부당함을 다룬 영화이지만 그리 무겁지 않게 볼 수 있었습니다.

 



에이블린(비올라 데이비스)은 흑인 가정부인데요, 상류층 백인 가정에서 육아와 모든 집안일을 도맡아 하지만 참을 수 없는 모욕과 인종차별에 늘 눈물을 훔쳐야하는 고달픈 삶을 살고 있습니다.
 






미니(옥타비아 스펜서) 역시 어릴 때부터 돈을 벌기 위해 남의 집 가정부를 해왔습니다.
흑인이기 때문에 선택의 여지가 없었겠지요. 미니는 상류층 백인 힐리(브라이스 달라스 하워드)네 집에서 일했지만 화장실도 함께 쓰지 못하게 하는 힐리의 병적인 흑인경멸에 마침내 폭발을 하고 일을 그만두게 됩니다.  그만 둔 후 미니는, 힐리가 가장 좋아했던 파이를 만들어서 다시 그녀의 집을 방문합니다. 미안했다는 말과 함께 집안으로 들어온 미니는 '특별한' 재료로 만든 파이를 힐리에게 권하고 그녀가 맛있게 먹는 모습을 보며 한마디 합니다. 이 말은 지금 생각해도 통쾌하네요.

" Eat ma shit." ㅋㅋ 미니가 사용한 '특별한' 재료는 바로 그녀의 똥 이었던 것이지요.





스키터(엠마 스톤)는 작가지망생인데요, 어릴 때 흑인유모의 손에서 자랐기 때문에 흑인 가정부에 대해 연민을 느끼고 있습니다. 스키터는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왔는데 자신을 키워준 가정부 콘스탄틴이 해고를 당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일을 계기로 그들이 겪는 비참한 일들을 책으로 써서 세상에 알릴 계획을 세웁니다.
처음에는 에이블린만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지만 곧이어 미니도 참여하게 되고 마지막에는 마을의 거의 모든 가정부들이 관심을 갖게 되면서 책은 성공적으로 출판이 됩니다. 이 책으로 인해 많은 백인들이 부끄러움을 느꼈을까요?




하지만 모든 백인들이 흑인 가정부를 무시하고 핍밥했던 것은 아니었습니다.
힐리네 집에서 해고당한 미니는 실리아네 집의 가정부로 다시 채용되었는데,
실리아는 미니를 껴안기도 하고 직접 음식도 대접하는 등 미니를 '사람'으로 대해줍니다.
스키터가 집필하는 책에 증언을 해준 많은 다른 가정부들의 이야기 중에서도 주인이 진심으로 가족처럼 대해줬다는 증언이 나오기도 합니다. 모든 백인들이 힐리 일당처럼 흑인을 무시하고 핍박했다는 것이 아님을 알리려는 것이겠지요.




스키터는 이 책 출판을 계기로 뉴욕 출판사에 스카웃되고
에이블린과 미니는 스키터의 손을 잡아주며 자기들 걱정은 말고 가서 잘 살라고 합니다.



직업에는 귀천이 없고,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지만 그렇지 않은 게 현실이잖아요.
그렇지만 미국에서의 인종차별은 상상을 초월했던 것 같습니다. 영화에서 보여진 게 이 정도인데 실제로는 아마 더했겠지요. 미시시피주는 미국 내에서 흑인의 비율이 가장 높다고 하는데 그럼에도불구하고 흑인차별은 가장 심했던 주 였던 것같네요..

할머니는 노예, 어머니는 가정부, 나도 가정부, 딸도 가정부... 대물림되는 가난과 핍박.
60년대에도 이런 부당한 차별이 존재했었다는 게 믿어지지 않습니다.
뭐 지금도 차별이 완전히 없어졌다고 말할 수는 없겠지만, 흑인 대통령도 당선되고 하는걸보면 흑인의 위상이 많이 높아졌다는 생각이 듭니다.. 


60년대가 배경이니만큼 영화에 사용된 소품들도 모두 그 시대에 사용되던 것이라 이런 쪽에 관심있는 분들에게는 또다른 볼거리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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