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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잘못 돌아온 어린왕자

by 수별이 2012. 1. 9.






"어린왕자, 지구로 돌아오다"

 

2010년에 아르헨티나에서 출간과 함께 초판으로만 65,000부가 팔렸고 생텍쥐페리 재단에서 극찬한 작품으로 출간 당시 많은 언론으로부터 주목을 받았다는 이 책 '어린왕자 두 번째 이야기'

 

이 책은 어린왕자가 10대가 되어 다시 등장해서, 우연한 기회에 주인공 '나'와 함께 길을 떠나면서 나누는 대화와 에피소드로 구성되어 있다. 아쉽게도 우리가 기억하고 있는 어린왕자의 모습이 풀샷으로 나오진 않지만 부분부분(뒷모습이라든지 눈이라든지)을 보면 '아 어린왕자구나' 라고 느낄 수 있는 정도다.


+


상자 속의 양을 선물로 받아들고 자신의 별로 갔던 어린왕자는, 잡초에게 그 상자속에는 애초에 양이 없다는 충격적인 얘기를 듣게 된다. 큰 슬픔에 빠진 어린왕자는 상자속의 양을 그려준 그 친구를 찾기 위해 다시 지구로 여행을 떠나기로 결심하고 어렵게 지구에 도착하지만 기력이 소진해 어느 고속도로 모퉁이에 누워있었다. 그러다 마침 그 길을 지나가던 '나'에 의해 발견되고 '나'는 어린왕자를 차에 태운다. '나'는 어린왕자의 순수한 질문들에 가끔 당황하기도 하지만  그와의 대화를 즐기며 어느새 자신도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사실을 알게된다. 구걸하는 길가의 주정뱅이를 위해 할 일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어린왕자를 내려주면서 '나'와 어린왕자의 동행은 끝이나고 '나'는 그런 어린왕자를 보며 사랑과 행복의 가치를 깨닫게 된다. 


매우 단순한 줄거리이고 읽다보면 '이런걸 누가몰라' 하는 내용도 부지기수이지만,
작가는 이러한 보편적 진리를 지식으로만 알고있는 '나'와 이것을 실천하려는 '어린왕자'가 대조적으로 그려질 수 있는 여러 에피소드들을 중간중간 넣음으로써 독자들에게 깨달음을 준다. 


 

 +

"첫사랑이 아름다운 이유는?"

 

  

그런데 생텍쥐페리 재단에서 극찬을 했다는 이 책, 솔직히 조금 실망이다. 괜히 잘 살고 있는 어린왕자를 지구로 끌어들여 어린왕자에 대한 아련한 추억을 갖고 살던 사람들에게 커다란 실망감만 안겨줬다는 생각도 들고.. 꼭 오래 전의 첫사랑을 우연히 만났는데 잔뜩 망가진 모습에 실망을 한 사람처럼 난 좀 슬펐다.

어린왕자가 망가졌다는 얘기는 아닌데
뭐랄까.. 이 얘기에 꼭 어린왕자를 끌어들여야 했나?
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떠나지 않는다.
굳이 어린왕자가 아니라 다른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했더라도 이런 교훈적인 얘기는 충분히 가능할 텐데..

물론 순수함의 대표 캐릭터인 어린왕자가 주인공이 됨으로써 더 큰 감동과 교훈을 줄 수도 있겠지만,
가질 수 없는 첫사랑처럼 어린왕자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들에겐 다소 실망스러운 책이 아닐까 싶다.

 

 

 +

"그럼, 읽어 말어?"

 

 원작 어린왕자를 아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읽지 않길 바란다. 애초에 작가가 달라졌기 때문에 원작의 느낌을 그대로 느끼긴 힘들기 때문이다. 어린왕자도 그 때보다 성장해서 청소년이 되었고, 상자속에 양이 없다는 사실도 알고있다. 물론 어린시절의 순수함을 아직도 그대로 가지고 있고 어른들에게도 깨달음을 줄 수 있을 만큼 소중한 캐릭터로 나오긴 하지만, 그래도!! 차라리 난 이 책을 읽지 말걸 하는 후회가 조금은 든다. 그냥 내 추억속에서 마냥 어린 어린왕자로만 살게 놔둘걸..

그렇지만 책을 읽다보면
우리가 '글'로만 알고 있던 진리들을 '실천'에 옮기는 어린왕자를 보며 깨달음도 얻을 수 있고
'어떻게 살아가야하나'에 대한 답도 얻을 가능성이 있다.


+

중간중간 '번역을 이따위로 해놨나' 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눈에 안 들어오고 문맥이 좀 이해 안되는 부분도 있긴 하지만 크게 신경쓰이는 부분은 아니니.. 참고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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