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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책] 할레드 호세이니, 연을 쫓는 아이

by 수별이 2015. 10. 21.

 

 

저자 할레드 호세이니는 1965년 아프가니스탄 카불에서 태어났다. 그 후 1979년 12월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고 그의 가족은 1980년 미국에 망명을 신청해 캘리포니아에 정착한다.

 

 

소설의 배경이 대략 이 시기다. 주인공 아미르는 부유한 아버지(바바) 밑에서 행복한 유년시절을 보낸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의 가장 큰 축제인 연을 날리는 날에 그는 평생 짊어지고 살아야 할 죄를 짓고 만다. 어쩌면 그의 인생에서 가장 행복한 날로 기억될 수도 있었을 그 날 그의 충성스런 하인 하산(26년 뒤 알게 되는 아미르의 이복동생)을 배신한 것이다.

 

 

아미르가 곤경에 처했을 때면 언제나 목숨을 걸고 그를 지켜주던 하산. 하지만 아미르는 하산이 끔찍한 일을 당하는 것을 보면서도 못 본 척 했다. 두려움에 굴복하고 그가 얻은 것은 끝없는 불면증과 죄책감이었다. 결국 아미르는 이를 견지디 못하고 하산을 도둑으로 몰아 그를 쫓아내기까지 한다.

 

 

구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자 바바와 아미르는 미국으로 탈출했고, 그곳에서 정착한다. 아미르가 결혼하고 얼마 후 바바는 암으로 세상을 떠났는데 그 후 아프가니스탄에 남아있던 바바의 친구 라힘 칸의 소식을 듣게 된다.

 

 

라힘 칸이 죽음을 목전에 두고 있다는 말에 그는 한걸음에 죽음의 땅이 되어버린 아프가니스탄으로 향하고 그가 들려준 엄청난 비밀에 큰 충격을 받게 된다. 26년 만에 알게 된 믿을 수 없는 이야기. 그가 배신했던 하산이 사실은 자신의 이복동생이었다는 것이다. 그리고 하산의 아들(소랍)이 부모를 잃고 고아원에 있다는 것. 그래서 소랍을 구해 안전한 곳에 맡겨달라는 것이 라힘 칸의 마지막 부탁이었다.

 

 

고민 끝에 그는 소랍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었다. 그는 이를 통해 평생 자신을 억눌렀던 하산에 대한 죄책감에서 조금이나마 해방되었다. 하지만 이번에도 그는 하산의 도움으로 목숨을 건진 것이나 다름없었다. 소랍의 새총이 없었다면 아미르는 죽었을 것이다.

 

 

우여곡절 끝에 아미르는 소랍을 입양하기로 결정하지만 한번 닫힌 소랍의 마음을 열기는 쉽지 않아보인다. 미국으로 무사히 돌아온 아미르와 소랍이 함께 연을 날리며 소설은 끝난다.

 

 

연은 아미르와 하산의 우정을 돈독하게 해준 매개체인 동시에 그 둘 사이에 커다란 장벽을 쳐버린 물건 이기도 하다. 하지만 마지막 장면에서 아미르와 소랍이 다시 연을 날리며 소랍의 마음이 아주 조금은 열렸다는 것을 보여줌으로써 연은 다시 희망있는 미래를 암시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이정명 작가의 장편소설 '별을 스치는 바람'에서도 형무소에 갇힌 시인 윤동주는 연을 날리며 담장 너머의 아이와 소통을 했다. 함께 연을 날리는 것만으로도 서로의 마음을 알 수 있고 무언의 대화를 나눌 수 있음을 나타내는 것이 아닐까.

 

 

연싸움에서 결국엔 모든 연을 끊어버리고 1등을 한 아미르의 연처럼 소랍의 마음의 상처도 하루빨리 치유되어 훨훨 날아가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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