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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책] 더글라스 케네디, 모멘트

by 수별이 2015. 10. 8.

 

 

 

우리는 결과를 어쩔 수 없는 일로 여긴다. 하지만 운명을 조종하는 건 언제나 자기 자신이다. 자기도 모르는 새, 자신의 바람과 달리, 우리는 자기 자신의 운명을 조종한다. 아무리 끔찍한 비극과 맞닥뜨려도 우리는 그 비극에 걸려 넘어질지 아니면 넘어서서 앞으로 나아갈지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비극에 맞설지 피할지도 선택할 수 있다.

 

-p. 574

 

 

소설은 토마스 네스비트가 아내와 이혼을 하고 난 후 베를린에서 온 한 꾸러미의 소포를 받는 것으로부터 시작된다.

 

 

토마스와 페트라 두스만. 둘은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전에 만났다. 동독과 서독이 분리되어있던 시절의 이야기를 소설 속에서 읽은 것은 이번이 처음인데 굉장히 흥미로웠다.

친구가, 가족이, 이웃이 서로를 불신하고 고발하는 사회가 동독이었다니. 그런 곳에서 누구를 믿고 살 수 있을까. 정신병에 걸릴 것 같다.

 

 

 

 

페트라가 사실은 동독의 스파이라는 사실을 토마스가 알았을 때 나도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그녀가 진심으로 토마스를 사랑한다고 느꼈는데 그게 다 거짓이었다니. 토마스는 나보다 더 큰 배신감을 느꼈을 것이다. 삶에서 가정은 참 부질없는 짓이기는 하지만 만약 페트라가 그렇게 간절하게 애원했을 때 토마스가 해명할 기회를 주었다면 둘의 사이는 어떻게 됐을까? 최소한 후회와 죄책감으로 평생을 살지는 않아도 되지 않았을까. 매몰차게 페트라를 내쫒던 그 순간이, 앞으로 남은 그의 생을 결정지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더라면 분명 다른 선택을 했을텐데.

 

 

그나마 다행인건 페트라가 완벽한 동독의 스파이는 아니었다는 것이다. 뺏긴 아들을 되찾기 위해 스파이 활동을 하고는 있지만 진심으로 토마스를 사랑했고 그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 살인도 저질렀다. (전혀 예상하지 못한 시점에서 발생한 일이라 놀랐는데 통쾌했다. 해첸같은 놈은 능지처참을 당해도 싸다. 그나마 칼에 찔려 한방에 죽은 것을 다행으로 여겨야 할 것이다.) 토마스와 결혼해 미국으로 가게 되면 아들 요한과는 다시 만날 수 없을 것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페트라는 토마스를 선택을 한 것이다.

 

 

그렇지만 이 모든 것을 혼자 짊어지고 계획하기 전에 토마스에게 사실을 털어놨어야 했다. 토마스라면 이해했을텐데 ㅠㅠ

 

 

 

 

어쨌든 인생은 선택이다. 우리는 늘 자신이 선택한 시나리오로 스스로를 설득해야 하고, 앞으로 전진해야 하고, 좋은 일이 있을 거라는 희망을 품어야 한다.

 

-p,590

 

 

 

더글라스 케네디 소설 속의 주인공들은 너무나 큰 감정적 고통을 겪는 것 같다. 그래서 책을 다 읽고 나서도 여윤이 너무 많이 남는다. 장점인지 단점인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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