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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읽은 책

[책] 빅 픽처, 더글라스 케네디

by 수별이 2020. 1. 21.



"빌어먹을, 널 진작 죽였어야 했는데."

" 게리 서머스를 죽인것처럼?


나는 그 순간 온몸이 굳어버렸고, 숨을 쉴 수 없었다.

루디가 음침한 미소를 번득였다.


" 그 말을 하면 네가 입을 닥칠 줄 알았지. 자, 어디로 갈까?"


입이 떨어지지 않았다.


"혀가 잘렸어? 루트200을 타고 동쪽으로 갈까?"


나는 간신히 고개를 끄덕였다.



매일 똑같이 굴러가는 일상이 얼마나 소중하고 감사한 일인지 깨닫게 해주는 책.

영화 '클릭'에서는 주인공 아담 샌들러가 꿈에서 깨어나며 모든 것이 제자리로 돌아가지만

이 책 '빅 픽처'의 주인공 벤 브래드포드는 끝내 그러지 못했다. 


책의 마지막 장을 덮고 다시 첫 페이지를 읽어보았다. 

새벽에 깨서 우는 아기 때문에 짜증이 나는 베스와 벤 부부의 이야기가 나온다. 

이 사소한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 이 날, 이 때의 벤은 알지 못했을테지.


'데드 하트'의 주인공 닉 또한 평범한 생활이 지겨워 호주행 비행기를 탔지만 

결국엔 목숨걸고 탈출해 평온한 일상을 되찾았다.

있을 때는 소중함을 모르지만 빼앗겨보면 목숨 정도는 걸어야 얻을 수 있는 것이 지루한 일상인 것이다.


그런데 벤은 어떻게 살고 있을까?


과거에 저지른 살인 때문에 평생을 괴롭게 지내지는 않을 것 같다.

이런 성격이었다면 게리를 죽고 바로 자수를 했어야 맞기 때문이다.


사진가로서 명성을 얻으려고 아등바등 살지는 않겠지만

열정만은 버리지 못하고 이곳저곳 떠돌며 사진을 찍고있지 않을까싶다.

이따금씩 게리와 루디를 생각하며 씁쓸하게 술잔을 비우기도 할테고.

그러다 어느날 문득 베리와 아이들이 너무 보고싶어 몰래 보러 갔다가

장성한 두 아들과 마주치지만 모르는 척을 하고 스쳐지나가는 슬픈 장면이 떠오른다.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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