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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타

매복사랑니 발치 후기

by 수별이 2017. 5. 26.




■ 예약


사랑니 4개가 다 있는데 아래는 모두 매복사랑니다.

왼쪽은 완전매복니이고 불편하지도 않은데 

오른쪽은 1% 정도가 잇몸을 뚫고 나와있어서

가끔 불편함이 느껴지곤 했다. 그 쪽 볼살을 씹는 일도 종종 있었고.


그래서 이 화창한 5월에 발치를 하기로 결정!

사랑니라는 게 워낙 변수도 많고 

발치 하기도 힘들다고해서 대학병원에서 하고 싶었지만

알아보니 대학병원은 대기가 몇 개월씩 걸리고 비용도 비싸서

마음 먹은김에 빨리 해버리자 싶어 집 근처 꽤 규모가 큰 치과로 갔다.

엑스레이 찍고 의사가 뺄 수 있겠다고 하여 가장 빠른 날짜인 2주 뒤로 예약을 잡았다.

2017. 5. 18. 오후 2시 발치 예약!





 

■ 마취 후 발치까지 20분


 매복사랑니 발치에 대해 수도없이 검색을 해보고 갔지만 

심장이 떨리는 건 어쩔 수 없었다.

치과가 무섭기도 하고 생니를 뽑는다는 두려움이 너무 커서 

손발에서는 홍수가 나고 마음이 진정되지 않았다.


마취는 위아래 몇번씩 찔렀던 것 같은데 약이 들어갈 때 꽤 따끔했다. 

못 참을 정도는 아니지만 .. 아프다. 

곧바로 혀와 입술의 감각이 몹시 이상해지고 말도 어눌하게 나왔다.

마취가 되는 동안 발치 후 주의사항과 부작용에 대한 설명을 듣고 사인을 했다.

그리고 바로 발치 시작.


위쪽 사랑니는 의사가 힘 몇번 주니 30초도 안걸려서 뽑혔다.

그 느낌은 지금 생각해도 너무 소름끼친다. 생니가 뽑혀나가는 느낌이란..으..

아래 매복 사랑니는 잇몸을 찢고 이를 조각내고 다시 봉합하는 과정이었는데

잇몸 절개는 아무런 느낌도 나지 않아서 언제 찢었는지도 모르게 지나갔다.

이를 조각낼 때는 톱같은 기계로 윙윙 갈아서 너무너무 공포스러웠는데

윙 소리가 간격을 두고 3번이나 들린걸로 봐선 3조각으로 자른 것 같다.

다행히 누워있진 않아서 금방 끝났다. 실로 봉합을 하고 거즈를 물고 끝.

이 모든 과정이 20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발치 후 2시간


거즈를 2시간 동안 물고 있으라고 했는데 거즈를 물고 있는 자체가 너무 힘들었다.

목구멍 쪽에 거즈가 닿아 있어서 그런지 침 삼킬 때도 까슬까슬한 느낌이 들고 아팠다.

그래도 지혈을 하려면 어쩔 수 없었기에 물고 있었는데 

1시간 반정도 지나서부터 통증이 오기 시작했다. 

두려웠다. 이제 고통 시작인건가.


진통제와 소염제는 식후 30분 후에 먹으라고 했지만 

고통이 두려워 거즈를 뱉고 약을 먹었다. 

그 후 다시 새 거즈를 물고 2시간을 채운 후 뱉었다.


내가 처방받았던 약은 

휴온스아목시실린캡슐 500mg과 넬슨이부프로펜정 400mg 이었는데

급여항목이라 3일치에 1800원 나왔다.


하지만 통증은 잠들때까지도 계속됐다.



참고로 발치 후 주의사항은 다음과 같다.






■ 발치 후 음식


첫날은 우유에 바나나만 갈아서 먹으려고 하다가 

너무 배가 고플 것 같아서 죽도 먹었다.

입을 못 벌릴줄 알았는데 의외로 숟가락 간신히 들어갈 정도는 벌어져서 신기했다.

약을 먹어서 그런지 통증은 생각만큼 크지 않았다.

수술 부위로 음식물이 닿지 않게 고개를 기울이고 먹었다.



둘째날(5.19)도 역시 죽을 먹었다. 

맵고 자극적인 음식은 가능한 먹지 않는 것이 좋다고 해서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치과에 가서 소독을 했는데 염증도 없고 잘 되었다고 했다.



셋째날(5.20)은 누룽지를 끓여서 계란찜과 연두부를 먹었다.

뜨거운 것은 안 좋다고 해서 식혀서 먹었다. 입이 잘 벌어지지 않았다.

신랑이 말랑말랑한 떡을 사왔는데 내가 이걸 먹을 수 있을까 싶었으나

가위로 잘게 잘라서 먹으니 먹을 수는 있었다. 신기했다.



넷째날(5.21)도 여전히 누룽지와 계란찜과 연두부로 연명.

입이 잘 벌어지지 않으니 먹을 수 있는 것이 별로 없다.

통증은 그럭저럭.



다섯째날(5.22)은 감자국을 푹 끓여서 밥을 말아 먹었다.

누룽지만 먹다가 감자국을 먹으니 정말 맛이 좋았다.

그런데 난데없이 치통이 시작됐다. 

발치한 사랑니 주변의 치아가 아팠다.

이가 아프니 두통까지 생기고 너무 힘들었다. 

검색해보니 사랑니를 뺄 때의 충격으로 그럴수도 있다고 하는데

정말 충치가 생긴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심하게 아팠다.



여섯째날(5.23)도 감자국을 먹었다. 계란찜과 연두부도 먹었다.

치통은 여전히 있었고 양치질을 하려고 입을 벌리면 치통은 극에 달했다.

물만 닿아도 시리고 아프고 뭔가 잘못된 게 아닐까 싶을 정도로 괴로웠다.

내가 왜 썩지도 않은 생니를 빼서 이 고생인가.



일곱째날(5.24)은 마트에서 파는 간편죽을 사다 먹었다. 

치통은 여전히 있었고 더 절망적으로 봉합한 쪽 볼이 몹시 따가웠다.

침 삼키기도 괴로울 정도로 아팠고 입을 벌릴 때마다 고통이 몰려왔다.

양치질 할 때 물만 닿아도 시린 증상도 여전했고 여기에 플러스로 봉합부분 따가움까지.

밤에 잠이 들 때 이대로 깨어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여덟째날(5.25)은 다시 계란찜과 연두부를 먹었다. 

과연 내가 앞으로 딱딱한 음식을 우걱우걱 씹어먹을 수 있을까.

평생 그런 날이 오지 않을 것 같다.

치통과 봉합부분 따가움은 거의 사라졌다. 이럴수가 있나. 

그렇게 아팠던 게 하루아침에 사라지다니.

세상에. 통증이 없어지니 이렇게 편하구나.




■ 실밥 풀기


아홉째날(5.26) 드디어 실밥을 풀었다. 

치과에 가는 일은 언제나 긴장된다. 

실밥 푸는 것은 아무것도 아니라고 검색을 통해서 알고 있었지만

내가 겪어보지 않았으니... 


대기하는 동안 손발에서 홍수가 나고 심장박동수도 빨라졌지만

지나친 걱정이었다.


소독하고 실밥을 뽑는 과정은 전혀 아프지 않았다.

이제 자유의 몸이 되었다는 후련함만 남을뿐.


실밥을 뽑고 나니 입 벌리는 것도 한결 수월해지고

불편감도 없어졌다. 아주 좋다.




■ 소감


왼쪽은 완전매복사랑니에 90도로 누워있다.

똑바로 나있던 사랑니도 이 고생을 했는데 

누워있는 사랑니는 도대체 얼마나 고생을 해야하는걸까.


절대로!!! 뽑지 않을 것이다.



혹시 사랑니 발치로 고민하고 있는 분이 있다면...

정말 심하게 불편하거나 충치가 생긴 것이 아니라면 뽑지 말길 권한다.

통증 때문에 고통스러운 것도 있지만 심리적으로 불안감이 너무 크다.

혹시 염증 생겨서 잘못되면 어쩌나..  이 통증은 정상적인 통증인건가..같은 불안감들.


으으.. 다시는 겪고싶지 않다.




▲ 봉합한 모습과 실밥제거한 후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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