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53년 5월 28일 밤, 메흐메트 2세의 끈질긴 공세에 결국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은 뚫렸고 제노바 용병 조반니 주스티니아니는 치명적 부상을 입고 도망친다. 이를 본 방어군은 전의를 상실했고 마침내 콘스탄티노플의 성벽에 오스만제국의 국기가 나부꼈다.
망연자실한 눈으로 성벽을 바라보는 황제에게 스프란제스는 말했다.
You should flee.
그러나 콘스탄티노스는 망설임 없이 거절한다.
No, these are my people.
I'm not gonna leave them to die alone.
나였어도 구차하게 목숨을 부지하기보다는 끝까지 싸우다 전사하는 쪽을 택했을 것이다. 도망쳐서 평생을 불안에 떨며 사느니 명예롭게 죽는 게 낫지 않나.
임진왜란 때 백성을 버리고 도망친 선조나, 가우가멜라 전투에서 도망친 다리우스 보다 훨씬 멋진 왕이다.
위풍당당하게 입성하는 마흐메트2세. 고작 21살의 나이에 지난 1700년 동안 누구도 이루지 못했던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했다. 이후 콘스탄티노플은 오스만제국의 수도 이스탄불이 된다.
로마군 최고 사령관 루카스 노타라스. 비굴하게 마흐메트에게 충성을 다하겠다며 뇌물을 가지고 왔다. 에라이 박쥐같은 놈.
이런 부류는 전세가 바뀌면 언제든 나를 배신할 수 있기에 싹을 잘라버려야 한다. 다행히 마흐메트도 나와 같은 생각을 했다. "이 자는 머리가 없는 게 더 낫겠군" 이라는 무시무시한 말을 하며.
이후 300년 동안 오스만은 세계 정치에서 지배적인 세력이 된다.
마흐메트2세는 왜 이렇게도 콘스탄티노플 정복에 집착했을까.
꼬마 시절부터 어머니와 떨어져 궁에 살며 혹독한 왕세자 교육을 받고 왕위를 물려받았으나 수치스럽게도 아버지는 아직 준비가 덜 되었다며 얼마 후 왕권을 회수해버렸다. 신하들이 보는 앞에서 상당히 치욕스러웠을 것이다.
이때부터 마흐메트2세는 자신이 누구이고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증명해야 한다는 정신적인 압박을 받았을 것 같다. 그래서 지금껏 그 누구도 성공하지 못한 콘스탄티노플을 정복하려는 꿈을 가진것아닐까.
극중에서 마흐메트2세가 알렉산더를 언급하는 부분이 있었는데 괜히 반가웠다. 알렉산더는 이 나이에 이런것까지 했는데 나는 뭐하고 있나 이런식으로 말했던것같은데. 결국 마흐메트2세도 역사에 이름을 남겼으니 역시 사람은 동기와 롤모델이 있어야하는구나 싶다.
보면서 신기했던 게, 전쟁에 용병을 썼다는 것인데 한국사를 배우면서는 한번도 들어본 적 없었기 때문이다.
다른 나라가 동맹관계나 체면치레 명목으로 군대를 파견해서 도와주는 경우는 봤는데 돈을 주고 전문 전쟁꾼(?)을 기용하는 것은 굉장히 낯설었다.
알렉산더도 페르시아의 전쟁 중에 저쪽은 돈을 받고 일하는 용병이고 우리는 애국심 하나로 싸우는 군대이니 누가 더 강하겠느냐고 연설했다. 맞는 말이다. 결국 주스티니아니도 전세가 불리해지자 도망쳤으니.
시즌2는 이스탄불의 이야기가 나올 것 같은데 기대된다.
과연 얼마나 많은 영토를 정복했으려나.
댓글